Page 18 - 2019년 3월호 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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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청년부


                                  새로운 시작


                                                                      정시진 성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설렘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이 더 커지기
                           에 사람들은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
                           다. 새로운 사람보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에게만 마음을 쏟고 정을 주고 새로
                           운 사람을 경계하며 판단하고 멀리했습니다.

                            교회에서 관계를 갖는 건 세상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
                           다. 매주, 어쩌면 평생 봐야 할 관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무너지면 안 되는
                           공동체라는 생각에 사랑을 나누려는 마음보다는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
                           음이 더 컸고, 그 안에서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습니다. ‘혹시나 실수
        는 하지 않을까,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내가 참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할텐데….’ 이런 생각들이
        마음에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1청년부에 적응해 동생들과 이제 조금 정이 들고 친해졌는데 2청년부로 올라가 새롭게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니, 심지어 나보다 다 언니들인 걸, 더 잘 보여야 할 텐데, 예쁨 받고 싶은데….’ 이런
        마음들이 자꾸만 차올라 사람 만나는 게 무서웠습니다. 잠깐은 좋은 내 모습만 보고 좋아해 주더라도 혹시
        실수라도 해서 미움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원래의 내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그냥 이
        정도 사이에서 더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의 생각을 조금씩 바뀌게 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2청년부에 잘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 준 진입반
        시간이었습니다. 진입반은 6주 동안 동갑 친구만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고 말씀을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생들처럼 나를 마냥 따라 주는 것도, 언니
        들처럼 마냥 예뻐해 주는 것도 아닌 관계. 심지어 성격도 서로 너무 다른 친구들만 모여 있었습니다.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1주차 때는 나와 정말 다른 친구들을 보며 진입반 정말 하기 싫단 생각도 했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행 스타일이며 살아온 환경 모든 게 다 다르기에 어디서부터 공감을 하며 끼
        워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고 서로의 삶이 이해가 안 되니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모임 자체가 불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뿐만 아닌 모든 사람에게 권태감을 느꼈습니다. 세상 속에서 만났더라면 그
        냥 그렇게 시간이 지나 멀어졌을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진입반이 끝난 지금 저는 이 친구들이 아주 아주 좋습니다. 나와 정말 다른 이
        친구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줄 때면 그리고 그 마음이 같다고 느껴질 때면 그렇게 반갑고
        대화하는 게 즐거울 수 없었습니다. 살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느껴진다는 제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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