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2019년 2월호 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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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교제 중심의 기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편에는 불평하고, 도와달라고 부르짖고, 세상에 거룩한 권능
을 보여 주시기를 요청하는 노래도 있다. 어쩌면 이런 기도가 더 많을지
도 모른다. 시편 10편, 12편, 39편, 42~43편, 88편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러한 시편의 기도는 범사에 하나님의 때와 지혜를 구하는 것으로 마무
리되지만 시편 기자는 그 가운데서도 이 땅에 정의를 실현해 주시기를 주
님께 강력하게 요구한다. 하나님 나라 중심 기도라는 씨름의 전형적인 모
습이다. 예배 의식에 쓰이는 시편 찬송은 교제를 청하는 기도와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간구를 모두 채택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문답은 인간의 존재 이유를 ‘하나님을 영
화롭게 하며 영원토록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유명
한 문장은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와 교제하는 기도를 모두 보여 준
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분을 즐겁게 하는 두 가지 일이 늘 동시에
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 본질이 하나임은 틀림없다. 하나님 나
라가 임하길 기도할지라도 그분의 실재가 온 삶을 통틀어 가장 큰 기쁨이
되지 못한다면 참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
라, 어거스틴이나 루터, 칼빈과 같은 지난 시대의 여러 위대한 작가들이
쓴 기도 관련 서적들에도 한쪽에 완전히 치우치는 경우가 없다.
요컨대, 기도는 하나님과 깊은 만남이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
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간구다. 이러한 두 가지 경험이 이번 기도의 달 특
별 새벽기도에 동참하는 우리 모든 성도에게 충만하게 임하게 되기를 바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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