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니
지금은 마대에 쌀을 담지만 옛날에는 가을 추수 때 주로 쌀은 가마니에 담았습니다.
이 가마니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한국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으로의 운송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래 단위로는 섬이 쓰였습니다. 한 섬, 두 섬 했습니다.
한 섬은 열 말인데, 가마니로는 2 가마니 정도였습니다.
60년대 말에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때, 농촌에서는 농한기에 가마니를 짰습니다.
그 전에는 겨울이 되면 할 일이 없어서 농촌에서 도박을 많이 해서 패가망신하는 집이 많았습니다.
일찍 새마을운동을 받아들인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가마니를 짜서 정부에 납품을 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마대가 보급되면서 더이상 가마니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가마니는 추억입니다.
겨울방학 때 큰아버지집에 놀러 가면 하루종일 기계로 가마니를 짜는 것을 봤습니다.
농사일만으로는 아이들 교육비를 댈 수가 없어서 가마니를 짜서 충당했습니다.
또 늦가을이 되면 월동준비 세 가지를 했어야 합니다.
김장, 쌀가마니 들여놓기, 연탄 들여놓기.
이 세가지만 하면 가정마다 한 숨 돌리고 편안한 겨울을 지냈습니다.
자꾸 이렇게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저도 이제 나이가 드는가봅니다.
그냥 나이만 드는 것이 아니라, 천국소망도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